[여랑야랑]대통령의 감추고 싶은 과거? / 여당 내부의 잇단 ‘경고음’

2020-01-15 27



Q. 여랑야랑 시작합니다. 이재명 기자, 첫 번째 주제 갈까요?

'감추고 싶은 과거?' 이렇게 제목을 달았습니다.

문재인 대통령의 어제 기자회견, 후폭풍이 만만치 않습니다. 문 대통령의 적은 과거의 문 대통령 자신이다, 이런 말까지 나옵니다.

#영상: 하태경 / 새로운보수당 책임대표
오죽하면 국민들 사이에서 조로남불을 뛰어넘는 문로남불, 조적조에 이은 문적문이라는 한탄이 나오겠습니까. 

Q. 조로남불, 조적조, 문적문… 무슨 암호 같네요.

한 마디로 정리하면, 왜 과거와 현재의 말이 다르냐, 이겁니다. 과연 어떻게 달라진 걸까요?

#영상:
<어제 신년 기자회견>
수사권은 검찰에 있습니다. 그러나 인사권은 장관과 대통령에게 있습니다. 검찰의 수사권이 존중되어야 하듯이 장관과 대통령의 인사권도 존중되어야 하는 것입니다.

<2012년 12월>
문재인 / 당시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
청와대가 검찰 수사와 인사에 관여했던 악습을 완전히 뜯어고치겠습니다. 

Q. 청와대의 검찰 인사권에 대한 대통령 시각이, 과거 악습에서, 존중의 대상으로 바뀌었네요.

두 발언 사이에는 약 7년의 시간차가 있으니 이해할 수 있는 측면도 있습니다. 그렇다면 이건 어떨까요?

#영상: 하태경 / 새로운보수당 책임대표
자신이 임명한 검찰 간부들 숙청한 게 무슨 대단한 검찰개혁이라도 되는 것처럼 설명하셨습니다. 자기 자식 자기가 죽여 놓고 뭐가 그렇게 자랑입니까. 궤변이자 국민 우롱입니다. 

Q. 자기 자식을 죽였다, 이런 무시무시한 말은 뭔가요?

현 정권에 대한 수사를 지휘해온 검찰 간부들을 지난주 대거 좌천시켰죠. 문제는 그들을 6개월 전 그 자리에 앉힌 사람도 문 대통령이라는 겁니다. 그렇다 보니 여권은 이번 인사를 옹호하기 위해 6개월 전 인사를 부정해야 하는 이율배반적인 상황에 처했습니다.

#영상: (지난 9일, MBC '김종배의 시선집중')
진행자
6개월 전 이른바 윤석열 사단 인사에 대해 오케이한 건 결국 현 정부 아니냐, 이런 반론이 나올 수 있잖아요.

홍익표 /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
그것 자체가 당시 매우 부적절했다고 봅니다.

진행자
6개월 전 인사 자체가 부적절했다?

홍익표 /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
저는 그런 식의 인사를 하는 것 자체를 용인해선 안 된다. 

Q. 여당 대변인이 6개월 전 대통령 인사를 부적절했다고 지적한 거네요.

앞으로 청와대는 더 난처한 상황에 놓일 것 같습니다.

국민청원 게시판에는 '윤석열 총장의 수사팀을 해체하지 말라'는 청원이 올라왔고, 대통령 기자회견 직후인 어젯저녁 20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습니다.

청와대가 공식적으로 답변을 해야 하는 상황인데요,

수사팀을 다시 살릴 수도 없고, 대통령 인사권을 강조하면 과거 발언이 다시 주목받을 테니 청와대 입장에선 이래저래 난감할 것 같습니다.

Q. 조국 전 장관의 인권 침해 청원에 답을 했으니, 이 건도 답을 해야 할텐데, 뭐라고 답을 할지 궁금하네요. 다음 주제 갈게요

네, 지금부터 여당 내부에서 터져나오는 '경고음'을 들어보겠습니다.

#싱크: 김부겸 / 더불어민주당 의원 (오늘, YTN '노영희의 출발 새아침')
(조국 전 장관은) 장관까지 지낸 분이니까 국민들이 정서적으로 사회적 강자 아니냐. 이런 정서가 있는 것 같아요. 

Q. 어제 대통령은 조국 전 장관이 고초를 겪었다고 했는데, 결이 많이 다르네요.

물론 김부겸 의원은 대구 지역 민심을 전한 건데요. 그 발언 수위는 상당히 높았습니다. 최근 검찰 인사를 두고는 이렇게 말했습니다.

#싱크: 김부겸 / 더불어민주당 의원 (오늘, YTN '노영희의 출발 새아침')
말하자면 (검찰이) 권력에 칼을 들이대니까 권력이 뒤통수를 쳤다. 그런 분위기가 강한 건 사실입니다. 

Q. 아무래도 보수 텃밭인 대구가 지역구다 보니 지역 민심을 신경쓰지 않을 수 없었겠죠.

분명 그런 측면이 있습니다.

하지만 어제 문 대통령의 검찰 비판을 두고 또 다른 여당 의원도 정면으로 반박했습니다. 바로 이 발언을 두고서입니다.

#영상: 신년 기자회견 (어제)
그것은 인사 프로세스에 역행되는 것이죠. (검찰은) 초법적인 권한, 또는 권력 지위를 누린 것이죠.

Q. 어제 대통령은 검찰이 초법적이다, 이런 말을 네 번이나 했잖아요.

그렇습니다. 윤석열 총장이 법무부에서 먼저 인사안을 만들어 가져오라고 했다는 것, 또 제3의 장소에서 만나자고 했다는 것, 이 두 가지가 초법적이라고 한 건데요, 여당 의원조차 생각이 달랐습니다.

#영상: 조응천 / 더불어민주당 의원 (오늘, '김진의 돌직구쇼')
만약에 대검에서 인사 판을 짜서 인사안을 짜서 법무부에 '우리 생각은 이렇습니다'라고 먼저 줬으면 저는 그게 초법적으로….

대검에서 인사안을 짰다면 그게 더 초법적인 것이고, 제3장소에서 만나는 건 인사 보안을 위한 지금까지의 관례였다는 겁니다.

Q. 여권 내에서 대통령과 다른 목소리가 나온건데요. 내부 경고음, 어떻게 봐야 할까요?

아무래도 지지층만 바라보는 국정운영으로는 총선이 쉽지 않다, 이런 위기감이 반영된 것 같습니다.

오늘의 한 마디는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을 맡은 원혜영 의원이 언론 인터뷰에서 한 말을 대신하겠습니다.

'민주당 최대의 적은 자만'

네, 지금까지 여랑야랑이었습니다.